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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제 블로그를 들리시는 분이라면 이전에 고토부키야에서 나온 'フィギュアの達人' 초급편과 상급편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중, 상급편이 '피규어의 달인'이라는 제명으로 국내에 정식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는, 노모켄, 건담웨폰즈 등 이미 다수의 모형 서적을 번역, 출간한 이력이 있으며.

보다 일찌기부터 게임대학 등 폭넓은 분야에 걸친 오덕출판으로 저명한(...) AK커뮤니케이션즈.


초급편과 상급편의 구분은 따로 두지 않고, 상급편에 해당하는 내용만 '피규어의 달인'으로서 출판되었습니다.


이미 고토부키야판으로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에 정식 번역으로 출간된 만큼 좀 더 심층적으로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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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사용된 서적은 A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삐딱선 타느라 주류 블로그 서비스에도 들어가지 않고 혼자 놀아서 방문자도 얼마 안되는 이런 변방오랑캐 블로그에 관심을 보여주신 AK커뮤니케이션즈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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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잠깐 딴 소리

국내 주류모형계-랄까. 캐릭터물을 터부시하는 쪽에 가까운데-쪽에서는 Figure는 오랜 시간동안 '피겨'로 기재해 왔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분야에서도 Action Figure는 '액션 피겨'로 호칭이 굳어져 있었고요. ('피겨 스케이팅'의 피겨 또한 동일한 단어입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기존까지 '피겨' 쪽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 이 표현을 써 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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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계와 다소 떨어진, 특히 일련의 게임/애니잡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캐릭터 모형 애호가 및 커뮤니티에서는 フィギュア의 독음(휘규아)과 Figure를 적당히 끼워맞춘, 솔까말 애미없는 표현인 '피규어'가 조금씩 쓰이다가, 이제는 완전히 정착해 버렸습니다.


이 블로그에 유입되는 검색어만 해도 피겨와 피규어 중 어느게 더 많냐 하면..

...갤럭시탭이 제일 많습니다만.. ㅠ_ㅠ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어!)

하여튼, 피규어 쪽이 더 자주 리퍼러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자장면'을 표준말로 정했어도, '짜장면'이 더 많이 쓰이고 입에 감기는 것처럼, 향후로는 모형도에서도 '피규어'로 쓰는 쪽으로 선회하고자 합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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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

피규어의 달인은 크게 원형 제작, 복제, 레진키트 제작의 세 단계로 나뉘고, 그 외에 컬럼이나 잡상 식의 NOTE 코너가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How to~ 계열 서적으로서는 매우 스탠다드한 구성인데, 그런 반면 피규어가 아닌 모형 일반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도구, 도료, 재료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흘한 편입니다.
이 부분은, 역시 AK에서 나온 모형제작 가이드, '노모켄' 시리즈, 또는 호비스트의 '프라모델 기초강좌'를 통해 보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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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료/도구 측면에서는 1권 쪽을 추천


사신 뭇코스, 태생의 비밀?

'레진 키트는 만들기 어렵다던데'
'난 손재주가 없으니까 완성품으로 족해'
'레진 키트 제작법은 관심있지만 원형이나 복제는 내가 손 댈 영역이 아닌 것 같은데'

피규어의 달인은, 피규어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에게 권해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아키바블로그나 미카탄블로그에 소개되는 알터나 굿스마 신작같이 미려하고 귀여운 피규어들.
그런가 하면 뭇코스 같은 함량 미달의 원형 상품은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지고 판매하게 되는 것인지.
그, 태생의 비밀(?)을 업계인의 서술을 통해 편린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입니다.
그렇다고 가십같은 건 아니고, 일반론이랄까요.


원형 제작

그동안 원형 제작에 관해 설명하는 출판 컨텐츠는 적지 않았습니다만,
한결같이 기본적인 뼈대와 형상을 만드는 단계 정도까지만 가고, 그 이상의 세부 묘사로 들어가면 졸지에 '참 쉽죠?'가 되어버리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타 작법서들과 비교해 보다 세부적으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되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주며,
예시로 드는 경우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경우에 대한 메모도 꼼꼼하게 챙겨 실용성이 매우 높은 작법서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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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 정도 까지는 대부분의 원형 작법서도 잘 해설해주고 있는 부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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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 단계로 급작스럽게 점프해 버리고, 그 사이의 설명이 크게 부족해 집니다.

그 이유는, 원형제작 파트의 서두에서도 설명하고 있지만, 만드는 과정 자체가 순서대로 흘러가기 보다는 그때 그때 손에 잡히는 것이나 내키는대로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형제작에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최대한 단계적으로 구성하고, 각 단계별로 풍부한 설명을 첨부하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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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나 전형적인 실패 사례까지 소개하여 저자의 경험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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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가 원형에 딸리는 덤이 아니라, 복제 그 자체가 원형을 만드는 목적이 될 수 있음,

-즉, '복제해서 팔 수 있다고?' 라는 (금전적인)동기로 원형 제작에 뛰어드는 것을 부정하지 않고 시작하는게 나름 재미있는 점입니다.

형틀을 오래 쓸 수 있도록(=하나의 형틀로 최대한 많이 찍을 수 있도록) 내구성을 고려한 틀뜨기를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형틀의 수리 등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런 측면이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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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본서에서는 양면형틀을 소개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형틀을 한덩어리로 만든 후, 사전에 설정한 파팅라인을 따라 절개하거나, 가급적 역테이퍼가 생기지 않도록 하여 일부분만 절개 후 잡아 빼듯 꺼내는 방식이 많이 쓰입니다.


이런 점은, 직접 해 보면서 몸에 익히는 수 밖에 없을 듯 하고, 최근의 행사(원더페스티벌)를 보면 복제는 생산업자에게 맡기는 케이스가 많아 보입니다.


컬러 캐스트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 점이 최근 트렌드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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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컬러 캐스트는, 건프라가 연상될 정도로 '조립만 하면' 되는 퀄리티에서부터, 큰 분할만 색이 구분되는 추억의 프라모델스런 정도로 폭넓게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본서에서는 컬러 캐스트에 대해서는 살짝 언급하고 넘어간 정도입니다. 아직 그만큼 대중화되거나 표준화된 노하우가 아니기 때문일까요.


 

조립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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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작법서 치고는 의외로 조립/도색에 관한 부분도 꽤 상세하게 다뤄진 편입니다.

레플리칸트의 개라지 키트 디테일 업 강좌나, 모 피겨 아일랜드 2의 모라 제작 코너 처럼 시시콜콜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레진 피규어 제작 참고서로서는 충분합니다.


레진 피규어의 제작에 있어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대개 나와있다고 봅니다.
이 기본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다면 레진 피규어 제작도 더 이상 어려운 일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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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색에 관련된 부분은, 단순히 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의식한 방법으로 해설하고 있는 점이 매우 읽을만한 거리.
흔히 말하는 색감이라는 것에 대해, 피규어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고민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 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도색에 관한 부분은 스트레이트하게 설명된 일반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표현 기법이나, 멋있어 보이는 특정 효과에 대한 해설이 아쉬울 수는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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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에 비하면 자주 발생하는 실수나 실패에 대한 극복 방법-사실상, 레진 피규어 제작에 도전한 사람들을 무릎꿇게 만드는 대개의 원인-이 빠진 점은 역시 아쉽습니다만, 의외로 그런걸 지적한 컨텐츠는 잘 없지요..
 

번역서로서의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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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와 비교하면, 편집과 구성을 완전히 이식했습니다. 심지어(?) 페이지까지 똑같이.

단지 표지에서 '상급편 for EXPERT' 부분이 빠져 있기 때문에.. 초급편까지는 예정이 없다고 봐도 되겠죠.
확실히, 초급편은 상대적으로 상품성도 낮은 편이고, 상급편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끼기 쉽기 때문에..


책의 번역은 제법 난관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일어, 오타쿠 컬처, 모형, 게다가 손수 키트를 만들어 이벤트에 출전한다는, 국내에서는 경험해 본 사람이 매우 적어서 생소할 소재까지 두루 관통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문맥이나 고유명사가 많이 등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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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 있어서는 비교적 잘 되어 있어, 부분적인 미스를 제외하면 (예:100페이지의 '바리케이트'는 원문은 바리. 즉, 형틀의 얇은 틈새로 주형제가 새어나가 생기는 지느러미를 말합니다) 용어나 고유명사의 옮김은 잘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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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림 컷에 병기되어 있는 낙서 같은 스크립트들도 깨알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폰트마저도 실로 잘 어울리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원래 그런 글씨였던 것인가 싶을 정도로.


책을 쭉 보면서 딱 한 컷, 수정되지 않고 일본어 그대로 남아 있는걸 찾긴 했지만(p.13) 워낙 전체적인 수정량이 많았을테니 그 정도 실수야 있을만하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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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편집에서, 붉은 글씨는 역주인데..

p.13의 진유선, 주석으로 놋쇠선이라고 되어 있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아마 황동선이 아닐까 싶은데,

고유명사 종류나 한-일 공통된 모형용어 이외에는 주석을 달기보다 우리식으로 된 용어를 써 주면 좋았을텐데,

번역하면서 진유선을 모형용어라고 생각한 걸까요?




전체적으로 원문장 자체가 상당히 서브컬처/크리에이터 정서가 녹아있는 편입니다. 그런 느낌까지도 번역이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양날의 검이랄까, 이 서브컬처 정서가 완연하게 느껴지는 문장이 읽기 힘든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연유로 책의 독자층은 '명맥하게 피규어에 (어떤 형태로든) 관심있는 사람'으로 한정해야 할 듯..


뭐 제 사이트에 들어와서 이 리뷰를 보시는 분이라면 아마 그 타겟에 넉넉히 들어가고도 남겠지만요.


아쉬운 점이라면,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로서는 내용보다 실물적인 면에서의 허들이 높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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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브러시만 해도, 10만~20만원대 제품에서부터, 심지어는 1만원대 제품까지 폭넓은 가격대가 있다. 블로그 주인장은 1만9천원짜리 피스 사용 중.


아무리 노모켄으로 보충한다고 하더라도 소개된 도구들이 대부분 브랜드 제품이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꽤 부담이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책 자체가 원래 상급편의 분류에 해당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작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허들을 어떻게든 낮춰보려는 시도가 고려되지 않은 점-프로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합니다만-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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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좋은 말만 쓴 리뷰가 되었습니다만,

현재 유일하게 정식 출판된 (캐릭터)피규어 서적이라는 가치도 있고, 그만큼 서적의 퀄리티도 높습니다.

깨알같은 번역 미스도 용서하지 못하는 분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텍스트 분량과 내용의 오덕성을 생각하면 꽤 준수하다고 봅니다.

이미 일본판을 구입하신 분에게는 아쉬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피규어의 매력을, 레진 피규어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로서 피겨 아일랜드는 슬슬 은퇴해도 되겠네요. 아니, 아직도 가뭄에 콩나듯 팔리기는 하는지라..)

2011/07/01 10:08 2011/07/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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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AK 커뮤니케이션즈, 피규어의 달인

    Tracked from 소년의 마음을 가진 아저씨를 위한 장난감 나라 2011/07/07 12:34  삭제

     아나하임 한국 지부(그래서 AK입니다.)에서 리뷰 의뢰를 받은 세번째 책은 바로 그 유명한 "피규어의 달인"입니다. 저자명이 "모형의 왕국"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모형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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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1/07/05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펭귄대왕 2011/07/05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_^
      본의 아니게 엎드려 지낸 탓에 뵙는 분들마다 모다 오랜만에 뵙게 됩니다..

      이쪽에도 관여하셨는지는 몰랐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정발판을 만나볼 수 있게 됐으니 감사드립니다.

      어떤 일이신지는 몰라도 객지에서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도 잘 되시기 바랍니다.

  2. jack 2011/07/06 0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아 저도 얼른 샀습니다.
    굉장히 재미있는책이더라구요~!
    사고나서 뿌듯했씁니다 ^^*

  3. 룬그리져 2011/09/16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늦게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리.라고 불리는 것은 Burr라는 명칭으로 (버르 라고 발음하거나 버~라고 하더군요) 사출시 금형 맞물림에서 사출 레진이 삐져나가는 현상이죠....라고, 사출업 관련 품질관리자가 한번 말 하고 도망갑니다.ㅌㅌㅌㅌ

    • 펭귄대왕 2011/09/17 05: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후사전에서 ばり를 찾으면
      金属やプラスチックの加工過程で、製品の縁(へり)などにはみ出したりしてできる余分な部分
      이렇게 나오긴 하는데, 그것도 원어가 있는거였군요.

      애니메이션 분기 단위로 잘 쓰이는 쿨(クール)도 원래 프랑스어의 쿠르cours에서 온 거랑 비슷한 경우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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